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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STORY

남도기행(고흥, 보성)

 

어머니의 고향은 고흥이다. 며칠 전 어머니의 고향 고흥에 방문할 기회가 있어 따라 나섰다. 전라남도 최남단에 위치한 고흥이라 7개월 된 딸아이에게 고생만 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안하기만 했다.

군산에서 고흥에 도착하기까지 3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호남고속도로가 작년 12월 장성-담양 구간이 개통되어 광주를 지나지 않고도 갈수 있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또한 고흥에 들어서면서도 고속화 도로가 마을 어귀까지 쭉쭉 뻗어있었다. 편하긴 했지만 시골 구석구석까지 4~6차선 도로가 생기면서 도시와 시골의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다라며 얼마 전 들었던 강의내용이 생각났다.

이렇게 잘 닦인 도로로 인해 훈훈한 시골의 모습과 꼬불꼬불 길의 추억은 볼 수 없으며, 마을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나가면서 시골의 공동화 현상이 급속화 되었고, 요즘 시골엔 60대 할아버지들이 마을 청년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씁쓸한 웃음을 뒤로 한 채
여장을 풀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반가운 인사를 시작으로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따뜻한 밤을 보냈다.

어머니와 가족이 고흥에 온 이유는 어머니 시제를 지내기 위해서다.
시제를 지내는 동안, 외할머니의 기억을 떠올린다. 할머니댁은 이미 허물린지 오래되었지만, 그곳의 추억은 아직도 뜨겁다. 집집마다 유자나무에 황금빛 유자가 주렁주렁 열려있으며, 간간히 보이는 감나무가 타지에 나간 자식들의 손맛을 기다리고 있다.

오전에 시제를 지낸 후,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군산으로 올라올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다급해진다. 시제를 지내는 동안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내려왔다라는 말에 어머니께서는 자리를 마련했다. 군산에서 다시 버스편으로 올라가야하는 불편보다 친척들과 함께 서울로 바로 올라갈수 있다는 생각이 다소 맘이 놓여진다.

그때서야 군산으로 향하는 차머리를 돌려 그때서야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다. 내려온 길에 보았던 순천낙안읍성과 보성녹차마을은 아내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평소에 생각하던 차에 두 곳 다 둘러보긴 무리라 생각하고 보성녹차밭을 향했다.

태왕사신기 촬영지라는 표지와 함께 대한다원에 도착했다. 다소 쌀쌀한 기온에서도 많은 인파가 있었고, 입구부터 즐비한 삼나무 길. 녹차밭을 보기도 전에 마음을 녹이는데 충분했다. 삼나무의 끝에 비로소 녹차밭이 나왔다.
산을 깍아 줄세운 듯 심어놓은 녹차. 오색단풍과 잘 어울어져 지상낙원에 온듯 착각이 들 정도다. 녹차밭 중턱까지 올라 몇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은뒤 내려왔다.
녹차밭에 올라가며 사람들이 추운날씨속에서도 열이면 열 대부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내려와 그 모습을 조금 이해 할 수 없었는데. 산중턱까지만 오르고 내려오는데 땀이 흐르는 내 몸을 보니 아까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녹차밭, 우선 녹차의 녹색잎이 사람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고요한 명상을 즐겨도 될 정도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혀 주었다. 그리고 녹차를 이용한 많은 상품들 녹차, 녹차아이스크림, 녹차캔디, 녹차전 등은 녹차상품을 이용해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었고, 또 이들 관광객들로 하여금 소비를 하게 하는 이러한 문화상품개발이 우리 군산에도 있었음 하는 부러움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산에 오르고 땀나는 몸을 식혀줄 녹차아이스크림의 상술 하나가 보성을 튼튼하게 해주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이 들며, 군산철새축제, 자동차엑스포 등의 지역의 많은 축제상품과 어울어진 군산만의 값진 매력으로 관광객들에게도 그리고 군산시민들에게도 서로가 웃고 즐길만한 문화개발의 시급함을 느끼며 돌아오게 되었다.

2007-11-16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