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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STORY/아이들공간

아빠, 산타할아버지 왔다 갔어요

 

아이들의 동심을 깨고 싶지 않다.

아직 동심을 깨트리기에는 우리집 세아이(5살-딸, 3살-아들, 1살-딸)가 너무 어리다.

어리다는 표현보다는 나도 어릴 적에 산타할아버지라도 나타나 선물을 희망했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난 결론적으로 말하면 산타할아버지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만은 산타의 존재를 떠나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

 

12월 23일 ..

나: 여보 애들 선물은 샀어?

아내: 내가 시간이 있어? 인터넷으로 주문하려 했는데, 애들 보느라 컴퓨터 켤 시간도 없었어..

나: 그럼 내가 나가서 사올까?

아내: 사오다가 들킬 수 있으니.. 그냥 주문으로 하자! 그리고 큰 마트 주문 시스템에 의지해보기로 했다.

 

 

12월 24일.. 전주에서 친구가 결혼하다

나: 애들아, 착한 어린이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해준데… 그리고 산타 할아버지는 누가 착한 어린이인지, 나쁜 어린이인지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시데…

지수야!, 시후야! 너희들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무슨 선물을 받고싶다고 얘기 할 꺼야?

지수: 음~~ 난 리본만드는 것하고, 메니큐어 바르는거

시후: 난 비행기….

나: 지수야 산타 할아버지는 한가지만 선물을 준다고 하던데… (어제저녁에 주문 한 건 리본이라 , 리본으로 몰아가고 싶었다..)

지수: 아니야 리본이랑 메니큐어랑 선물 줄꺼야…? (울먹이더니.. 울음이 빵 터진다..)

나: 시후는 지난번에 로보트 갖고 싶어한 것 같은데…(어제저녁에 주문한건 로보트라, 로보트로 몰아가고 싶었다)

시후: 로보트? 로보트도 좋아..

아내: 니들 아빠 저 입이 문제다… 얼마나 얘기해주고 싶으면.. 참지 못하고….

 

나: 여보 나 친구 결혼식 있으니 나갔다 올께..

아내: 이거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받아~

나: 내 것도 있었어? 고마워(어릴적에는 없던 동심을 다 커서 생기는 것 같다…) 따뜻한 장갑이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 아내 선물을 사줄 맘으로 두리번 거렸다.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었고, 얼핏 지난번에 아내가 이쁘네 하고 흘렸던 말을 되세기며 선물을 구입했다..

그리고 들어가는 길에 케익도 샀다.

 

12월 25일(아침)

출근(당직)전 젓병을 씻고 방문을 열고 들어와보니 첫째 지수와 둘째 시후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누나 산타할아버지가 왔었나봐'

'그래 시후야 밤에 선물을 주고 갔네…, 근데 내 선물은 크고, 시후 선물은 작네…ㅋㅋ'

나: 애들아 산타 할아버지가 언제와서 선물을 놓고 갔냐? 신기하다, 지수랑 시후가 착한가보다 선물을 주고 가게…

아이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가 어느정도 성공한듯 하다

그리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출근을 서두른다…